중국, 2030 시장 주도…일본, 펫 감소-산업은 성장
한·중·일, ‘펫 휴머니제이션·제품 프리미엄화’ 트렌드
중·일, ‘반려묘 선호 추세’…펫시장 규모 차이 ‘현격’
우리나라 반려동물 시장규모가 3조원을 넘어서며 고성장을 달리는 가운데, 이웃 국가인 일본과 중국의 반려동물 시장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의 펫푸드 제품 최대 수출국인 반면 중국은 최대 수입국이란 점에서 이들 국가의 반려동물 산업과 우리나라 반려동물 산업을 떼어놓고 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한·중·일 3국은 모두 핵가족화, 출산율 감소라는 사회현상과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트렌드가 반려동물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3국 모두 펫제품의 프리미엄화 현상도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우리나라 반려동물 시장의 외연확대를 위해 중국과 일본 시장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산업 규모는 ▲2015년 1조8994억원 ▲2016년 2조1455억원 ▲2017년 2조3322억원 ▲2018년 2조6510억원 ▲2019년 3조2억원 ▲2020년 3조3753억원 ▲2021년 3조7694억원으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2027년에는 6조55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의 반려시장 규모는 우리나라의 16배다. 2020년 시장규모는 2953억 위안(54조8400억원)으로, 2019년 2212억위안(41조790억원)에 비해 무려 33.45% 증가했다. 2023년에는 5928억위안(110조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인 가구 확대, 저출산, 고령화, 고소득 여성비율 증가 등은 중국 내 반려동물 양육인구의 급속한 증가를 불러왔다. ‘2020년 중국반려동물산업백서’에 따르면 중국의 도시 반려견·묘 수는 1억 마리를 돌파했다.
반려묘에 대한 선호도 증가도 주목할 점이다. 반려견은 전년동기대비 5.1% 감소한 반면, 반려묘는 10.2% 증가했다.
2020년 반려동물 보호자 수는 174만 명이 늘어나 총 6294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 또한 중국의 인구지수 대비 여전히 낮은 비율이다. 향후 반려동물 양육 가정 수의 상승 여지는 여전히 클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중국 반려동물 시장의 주력군은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젊은 펫팸족(Pet Family)이다.
현지 IT 조사기관 아이리서치(iResearch)에 따르면 펫팸족의 40% 이상을 80년대 생이 차지하고 있다. 1990년 이후 태어난 펫팸족의 비중은 47%에 달한다. 50세 이상의 펫팸족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고도 경제 성장기에 태어난 중국의 젊은 세대들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추구했던 부모세대와 달리 가격과 실용성보다는 ‘심리 만족도’를 중요시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젊은 세대도 가격과 실용성에 민감해지는 추세다.
최근 중국의 펫푸드 시장 평균 증가 속도는 20%에 달한다. 특히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기 시작하면서 고품질의 펫푸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펫푸드 제품도 건강과 친환경, 유기농 성분으로 점차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중국 반려동물 시장에서 주목할 점은 사료, 간식, 건강식품 등 ‘식(食)’에 대한 지출이 줄어드는 반면, 펫가전을 포함한 반려동물 용품에 대한 지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펫테크 분야의 가파른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KOTRA 김성애 베이징 무역관 연구원은 “빠른 일상 속에서 편리하게 반려동물을 케어할 수 있도록 기존의 제품을 개조하거나 양육 관련 다양한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며 “향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한 반려동물 양육을 위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2021년 2월 발표된 야노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일본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1조 5705억엔(16조7000억원)으로 2015년 이후 매년 약 1%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2020년 시장규모는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한 1조6242억엔(17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 비해 약 6배 큰 규모다.
반면 반려견·묘 개체 수는 2011년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2017년부터는 반려묘 수가 반려견 수를 뛰어 넘었다. 반려묘는 영역을 중시하는 습성 탓에 매일 산책을 시킬 필요가 없고, 짖지 않기 때문에 이웃에 민폐를 끼칠 염려도 적다. 반려견에 비해 몸집이 작기 때문에 노인들도 돌보기가 쉽다는 점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려동물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1인 가구와 고령자층이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며 반려동물에 대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경향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프리미엄 제품 시장, 건강에 초점을 맞춘 유기농 및 자연주의 제품군 시장의 성장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펫푸드 제품의 경우 델리(Deli), 고메(Gourmet)와 같이 고급스러움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자주 사용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KOTRA 김소정 일본 도쿄무역관은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반려동물을 통해 생활의 활력을 찾고, 위로를 얻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향후 새로운 반려동물 용품과 관련 비즈니스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은영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펫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