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헌

UNIST 생명공학 졸업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표준화위원회 위원

스타트업 ‘파이리코’를 창업


반려동물 생체인식 솔루션의 신뢰성 확보

반려동물 생체인식 솔루션을 개발하며 넘어야 하는 가장 큰 관문은 바로 기술의 신뢰성 확보다.

동물등록제에 생체인식 솔루션이 새로운 등록 수단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모든 품종을 대상으로 모든 반려견이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등록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와 표준화된 체계가 있어야 한다.

사람 대상 생체인식 솔루션은 통상적으로 등가오류율(EER, Equal Error Rate)로 성능을 측정하는데, 상용화에 있어 최소 요구사항은 등가오류율 1%를 넘지 않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본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ISO, IEC, ITU 등 국제표준화기구에서 국제표준으로 제정되어있는 성능 시험평가 체계를 따라 공인 기관으로부터 평가를 의뢰해 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최소 요구사항을 충족시킨 기술은 해당 성능 시험평가 인증서를 근거로 사업화가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반려동물 생체인식 솔루션에도 성능을 측정할 수 있도록 국제표준을 제정하여 성능 시험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공인 기관을 지정하여 인증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자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2020년 4월, UN 산하 국제표준화기구인 ITU에서 반려동물 생체인식 솔루션의 국제표준 신규과제를 제안하였고 전세계 국가대표단으로부터 만장일치로 승인채택을 받았다.

그리고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표준화위원으로 활동하며 바이오인식 기반 반려동물 개체식별용 데이터베이스 구축지침을 제정하며 기술의 신뢰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성능 시험평가 체계의 기본적인 틀을 마련하는 중이다.

그 외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다양한 부처로부터 기술개발 사업을 수주하여 반려동물 생체인식 솔루션의 표준화에 핵심적인 요소들을 모두 실험하고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을 완료하였다.

사진 필자제공
사진 필자제공

생체인식 기반 동물등록 시범사업 추진

지난 9월 29일에는 행정안전부 주최 ‘도전, 한국! 대국민 공모’ 과제의 후속 사업으로써 춘천시 바이오인식 기반 동물등록 시범사업 추진단을 발족하였다. 이는 세계 최초로 지자체를 연계한 생체인식 기반 동물등록 시범사업으로 농림축산식품부,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다양한 부처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본 사업에서는 춘천시,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바이오인식협의회 그리고 필자의 회사 파이리코 등 다양한 기관이 함께 관내 반려견 500마리의 생체정보를 수집하여 1) 공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2) 반려동물 비문 및 안면인식 알고리즘 성능 시험평가, 3) 유기·유실견 조회 시스템 개발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최초의 공인 성능 시험평가 인증서 발급 레퍼런스를 창출할 뿐 아니라 생체인식 기반 동물등록에 참여한 기관, 기업, 보호자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동물등록제 신규 수단 채택을 촉진시킬 수 있는 재료를 마련하고자 한다.

2022년 8월, 본 시범사업이 종료되면 실증사례를 근거로 전국구 지자체 사업으로 저변을 넓히고 우리나라가 동물등록제 개선을 주도하는 헤게모니를 가질 수 있도록 빠른 입법 추진을 진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동물등록 담당부서인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의 협조가 절실하며 실효성이 떨어지는 외장형 태그를 조속히 폐지하고 생체인식 솔루션을 신규 등록 수단으로 법안에 반영하여 지속가능한 동물등록제를 만들어가야 한다.

춘천 바이오인식 기반 동물등록 시범사업 추진단 발족식. 사진 필자제공
춘천 바이오인식 기반 동물등록 시범사업 추진단 발족식. 사진 필자제공

새로운 동물등록제의 활성화

반려동물 생체인식 솔루션은 분명하게도 많은 보호자들의 동물등록제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고 동물판매업체에서도 적극 장려하는 등록 수단이 될 수 있다.

분양할 때 의무 등록이 되어야 하는 현재 상황에 생체인식 기반 간편 동물 등록을 발판삼아 동물등록제 참여율이 90%를 넘어선다면 동물등록번호를 기반으로 한 수많은 신사업 또한 창출될 수 있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된 반려동물 이력관리 또한 동물등록번호의 관리가 잘 이루어진다면 실현가능한 서비스로써 동물판매업자와 보호자 간 분쟁, 동물병원과 보호자 간 분쟁 등 다양한 산업 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동물등록제가 유기·유실동물의 구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동물 복지의 근간이 되는 제도로써 다양한 반려동물 서비스에 필수적인 제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사람에게 주민등록번호가 필수적이듯이 동물병원, 펫보험, 유치원, 호텔, 테마파크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동물등록번호가 필수적인 환경을 조성하여 그 활용도를 높이고 반려동물의 출생부터 장례까지 모든 정보를 동물등록번호에 연결하는 진정한 반려동물 생애주기 토탈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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