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라이프스타일 매뉴얼’ 저자 유준호 To개ther 반려견 교감연구소장

유준호 To개ther 반려견 교감연구소장(사진)은 반려인은 반려견 입장에서 ‘반려견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를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명상을 통해 반려견과의 더 깊은 감정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펫헬스
유준호 To개ther 반려견 교감연구소장(사진)은 반려인은 반려견 입장에서 ‘반려견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를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명상을 통해 반려견과의 더 깊은 감정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펫헬스

2022년 우리는 반려동물 동반 사회를 살고 있다. 주말 공원의 산책길에서, 도심 카페의 곳곳에서, 힐링을 위해 떠난 여행길에서 수없이 반려동물을 마주하며 살아간다.

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 명의 우리사회는 어느덧 반려동물 동반사회, 더 나아가 반려동물 공존 사회에 진입해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반려동물’이 주요 키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최근 반려동물 관련 긍·부정적인 이슈가 부각되면서 ‘반려동물을 대하는 삶의 자세’에 대해 철학적 사고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때 되면 밥 주고, 산책 시켜주는 것이 과거 반려동물과의 삶의 전부였다면, 이제는 ‘반려동물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책임지는 반려인이 요구되고 있다.

상사맨으로 세계 각국을 다니며 무역 업무에 종사해 온 유준호 To개ther 반려견 교감연구소 소장이 최근 ‘반려견 라이프스타일 매뉴얼’이란 책을 펴냈다. 이 책은 반려견 견생의 책임자인 반려인들의 소양과 네 발 가진 털북숭이 철학자들(?)이 인간에게 주는 가르침에 대해 적고 있다.

자신을 ‘반려견 라이프플래너’라고 소개한 유 소장은 이 책을 통해 인생의 고비에서 우연히 만난 반려견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 엄청난 힘을 가졌다는 사실을, 그리고 반려견의 생을 대하는 반려인의 동반자적인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심플하고 솔직하게 풀어냈다.

특히 이 책은 전문가가 쓴 책이 아니고 반려견과 10년을 동행한 일반인이 열심히 공부하고 느낀 부분을 솔직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반려견의 세계를 잘 모르는 일반 반려인들에게 공감되고 호응 받고 있어 다른 책들과 구별된다.

수십 년간 반려동물과 무관했던 삶을 살아온 그가 ‘반려견 라이프스타일 매뉴얼’이란 책을 세상에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반려동물 전문언론 ‘펫헬스’는 글과 강의로 반려견의 삶을 대하는 반려인들의 올바른 자세를 이야기 하는 ‘반려견 라이프스타일 매뉴얼’의 저자 유준호 소장을 만나 봤다.

‘반려견 라이프플래너’라는 용어가 아직은 생소한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반려견 라이프플래너’라는 직업은 일본에 있는 직업이에요. 오래전 일본의 유명한 반려견 라이프플래너가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했죠. 아직 한국에는 없는 직업입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며 교류하고, 무엇인가 성취하며 사회생활을 하듯이 반려동물에게도 이제 그런 시대가 왔다고 생각해요. 반려견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해 주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거죠. 제가 ‘반려견 라이프스타일 매뉴얼’이라는 책을 쓴 것도, 반려견의 삶도 이제는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였어요.

펫휴머니제이션, 펫미족, 딩펫족 등의 용어가 새로 생겨나는 것에서 보듯, 반려인들은 반려견을 자신과 같은 선상에서 똑같이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싶어합니다.

‘반려견이 진심으로 무엇을 원할까’, ‘반려견은 무엇을 할 때 제일 행복해 할까’, ‘반려견이 진정으로 나한테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등을 생각하는 시대인 거죠. 이제 우리 사회도 이 같은 관점에서 반려동물 문화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반려견 라이프플래너’는 반려인과 반려견과의 깊은 교감을 통해 모두 행복해지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죠.

상사맨으로 세계 각국을 다니며 무역 업무에 종사해 온 유준호 소장이 최근 ‘반려견 라이프스타일 매뉴얼’(사진)이란 책을 펴냈다. ⓒ펫헬스
상사맨으로 세계 각국을 다니며 무역 업무에 종사해 온 유준호 소장이 최근 ‘반려견 라이프스타일 매뉴얼’(사진)이란 책을 펴냈다. ⓒ펫헬스

책에서는 ‘반려견과의 긍정적인 에너지 교감’이란 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교감을 말하는 것인지요.

교감이라는 것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해주고, 들어주고, 인정해주는 것이죠. 반려견하고 평소 생활할 때 ‘반려견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등 반려견 입장에서 사람들이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저는 반려견과 같이 있으면서 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죠. ‘반려견은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한테만 이야기를 해 준다’는 말이 있어요. 반려견은 자신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준비가 안 된 사람한테는 말을 안 하다는 거죠.

저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반려견과 눈을 마주치며 ‘아빠 갔다 올께. 잘 있어’, ‘사랑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반려견이 저에게 ‘빨리 들어오세요’라며 신호를 보내요. 이런 교감을 하면서 제 자신도 반려견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게 되죠.

사람한테 이야기 하듯 낮은 주파수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반려견에게 저의 힘들고 어려운 점을 이야기 하고, 반려견은 저에게 자신의 마음상태를 이야기해 주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죠.

한발 더 나아가 이 같은 교감은 명상을 통해서 더 깊은 감정들까지 서로 교류하게 됩니다. 제가 책 서문에도 썼지만 ‘강아지를 쓰다듬고 긁고 껴안는 것은 깊은 명상만큼이나 마음을 달래주고 기도만큼 우리의 영혼에 좋을 수 있다’(딘 쿤츠, 미국의 소설가)는 말이 있어요.

사람들은 힘들 때 종교나 가족, 정신과 의사나 약물, 술에 의존하잖아요. 의존 대상에는 명상도 있죠. 반려견과의 깊은 교감의 세계에 들어가면 반려견의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죠. 심지어 떨어져 있어도 그렇죠.

내가 마음이 평온한 상태에서 평온하게 늘 마음을 유지하고, 명상을 통해서 마음을 다스리고, 과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면 자연스럽게 반려견도 저의 그런 마음을 같이 느낀다는 거죠.

그래서 ‘반려견 동반명상’이라고 제가 표현했는데, 이는 반려견 스스로가 명상을 한다는 것은 아니고, 반려인이 명상을 하면 그 명상의 기운과 평안해지는 마음이 그대로 반려견에게 전달돼 반려견 자신도 더불어 평안해지며 반려인의 마음을 같이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반려동물 교감사’와 ‘반려견 라이프플래너’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Animal Communicator)라는 직업이 있어요. 우리나라 말로 하면 반려동물 교감사인데 한국에도 꽤 많이 계세요.

반려동물 교감사는 ‘지금 내가 키우는 반려견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불만인지’, ‘어떤 문제 때문에 힘들어하는지’를 교감을 통해서 느낄 수 있어요. 심지어 사진만 보고도 느낄 수 있죠.

2009년도에 하이디 라이트(Heidi Wright)라는 유명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한국에 온 적이 있는데, 이후로 우리나라에 ‘동물 교감’이란 분야가 확산되기 시작했어요.

입양을 한 강아지가 몇 달씩 반려인의 손길을 거부하고, 밥도 안 먹고, 도망 다니고 하던 사례가 있었는데 하이디가 와서 교감해보고는 ‘이 아이는 이것 때문에 그렇다’고 진단을 내리고 마음을 전달해줬더니 슬금슬금 바깥으로 나왔어요.

신기했죠. 현재 우리나라에도 이 처럼 동물교감을 직업적으로 하는 분들이 꽤 많이 있어요. 실제로 ‘동물교감’이 적용되는 사례를 보면,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경우 동물교감사(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반려동물 사진을 보고 ‘지금 이 반려견이 어떠한 마음으로 집 밖을 나갔는지’, ‘현재 어디에 있는지’를 교감한 후에 추적합니다.

그리고 반려인에게 ‘지금 집 부근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고 있어요’, ‘반려인에게 어떠한 서운한 점이 있는데 굳이 집을 나가려 한 것은 아니었어요’, ‘돌아올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녁 몇 시쯤에 주로 집 부근에 있으니 한번 나가 보세요’ 등의 진단과 조언을 해 주죠.

‘반려견 라이프플래너’는 ‘반려동물 교감사’의 역할과는 다릅니다. 결국 반려견을 평생 동안 데리고 있으면서 어떻게 더 행복하게 해주고 그 행복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폭넓게 계획해서 견생을 설계해 주는 넓은 개념의 반려동물 생활설계사라고 할 수 있죠. 따라서 .반려동물 교감사’ 보다 넓은 의미의 개념입니다.

유준호 소장(사진)은 오는 10월 남이섬에서 반려견 동반 명상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한다. 또 많은 반려인들과 반려견들이 삶과 생활에서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길들을 찾아주고, 연결해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펫헬스
유준호 소장(사진)은 오는 10월 남이섬에서 반려견 동반 명상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한다. 또 많은 반려인들과 반려견들이 삶과 생활에서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길들을 찾아주고, 연결해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펫헬스

소장님은 오랫동안 상사맨으로 또는 사업가로 활동을 하셨는데 ‘반려견 라이프플래너’의 길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나 이유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하던 사업들이 힘들어진 때가 있었어요. 힘들 때 명상을 하면서 힘든 마음을 다스렸죠. 그런 과정에서 근돌이(유 소장의 반려견 이름)가 저희 집에 왔고, 이후로 근돌이가 저에게 주는 위로, 평안이 엄청 크다는 것을 알게 됐죠,

수십 년 동안의 대기업과 해외 주재원 생활이 ‘내가 진정으로 내가 원했던 일인가’, ‘정말로 희망해서 했던 일인가’라고 반문하면 ‘그렇지 않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리고 ‘제가 반려견과 24시간 붙어 생활하고 교감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반려견 라이프플래너’의 길을 찾게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우리나라 반려문화는 반려견의 소음, 이상행동, 개물림 사고 등에 따른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갈등, 일부 반려인들의 비매너 산책, 반려견 유기 등으로 인해 성숙단계로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려문화의 성숙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간디는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수준은 그 국가가 동물을 대하는 방식에 따라 판단된다”고 말했죠.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동물을 천시하고, 집을 지켜주고, 식육의 대상으로 대해 왔어요. 사회가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사회 근간에는 이 같은 시각들이 깔려있죠.

어려가지 처방이 있겠지만 무엇도 제일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학교에서 생명존중·동물공존 등을 정규과목으로 편성해 정기적인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학교 뿐 만 아니라 반려동물과 가장 밀접한 공간인 민간의 동물보호단체, 지자체의 동물보호센터에서도 반려동물 입양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이 활발히 이뤄져야 합니다.

두 번째는 엄격한 법과 제도가 준비돼야 합니다. 해외의 경우 반려동물을 양육하기 위한 조건, 예를 들면 나이, 경제력 등 자격조건이 굉장히 엄격하죠. 또한 반려동물을 양육하기 위해서는 수차례의 교육을 받아야 자격이 주어져요. 우리나라도 쉽게 동물을 구입하고, 양육하지 못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동물과의 공존에 대한 시민의식을 높이는 거죠. 위의 세 가지가 균형을 맞춰 성숙돼야 우리사회가 반려동물로 인한 갈등 대신 서로 이해하려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책에서 쓴 것처럼, 많은 반려인들이, 또 반려견들이 삶과 생활에서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길들을 찾아주고, 연결해 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나 문화센터 등에서 반려인들 대상으로 한 ‘반려견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어요. 저도 우선적으로 10월에 남이섬에서 반려견 동반 명상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기로 하고 준비 중에 있어요.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반려견과의 동행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리고 생명 존중에 대한 인식전환과 교육, 결국 우리나라 반려동물 문화가 더 성숙해 질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저의 앞으로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진강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펫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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