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보다 빨리 흡수되는 비타민·미네랄 가득…항산화제·필수 지방산 풍부

글/정희철

펫비지니스 칼럼니스트. 미국공인회계사(CPA). 캐나다 킹스턴에 위치한 퀸스대학(Queen’s University) 경영대학 졸업. 가장 건강한 반려동물 먹거리만을 공급하고자 업계에 들어왔다. 올네이쳐코리아 대표이사.


10년 전 만 해도 국내에서 곤충으로 펫푸드를 만든다고 하면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하지만 독일에 본사를 둔 Green Food사의 Insect Dog가 국내에 처음 출시된 이후 수입산 뿐 아니라 국내산 곤충사료 또한 꾸준히 늘어왔고, 지금은 온라인이나 소매점에서 곤충사료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직은 육류와 가금류를 기반으로 한 펫푸드가 주를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곤충사료의 시장 점유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FMI(Future Market Insights)에 의하면 곤충 기반 애완동물 사료의 전 세계 매출이 2021년에 총 70억 달러에 이르고 2030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을 9.3%로 내다봤다. 이는 2023년에 이르러 곤충사료가 연 172억9000만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해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사진 Petfoodindu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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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푸드의 지속가능성에 있어서 최상의 대안이다

곤충 단백질이 펫푸드의 원재료로써 각광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같은 육류를 단백질원으로 사용했을 때 발생하게 되는 경제적·환경적 문제들 때문이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육류와 생선류의 약 20%는 펫푸드의 원재료로 사용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수치는 반려인들이 네츄럴 펫푸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더 가파르게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사람 먹거리의 경우, 소득수준이 낮았던 국가들이 경제발전을 통해 과거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이로 인해 고기에 대한 수요와 소비 수준이 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식재료로 사용될 가축의 공급량을 계속해서 늘려야 하는데, 이로 인해 야기될 환경파괴, 그리고 땅이나 물과 같은 천연자원의 부족 사태는 많은 전문가들로 하여금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육류 생산에는 상당한 토지와 수자원이 필요하고 이는 탄소 배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소, 가금류 및 기타 가축의 소비 가능한 고기는 곤충 양식에서 생산되는 유사한 양의 단백질보다 훨씬 더 많은 음식, 물 및 토지 자원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단백질원이 곤충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곤충은 육류를 대체 할 수 있는 훌륭한 단백질원으로 여겨져 왔다.

전문가들은 곤충 농장은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적은 면적의 토지만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곤충의 빠른 성숙 시간과 높은 번식률로 인해 매우 높은 수치의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는 귀뚜라미보다 제품 1파운드당 2배 많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그러나 귀뚜라미와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려면 소는 12배의 사료를 필요로 한다.

사진 Petfoodindu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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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극성(hypoallergenic)이며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

펫푸드 중에는 특정 단백질원이 반려동물의 위장관을 자극해 소화불량 및 알러지를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반려동물이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단백질원을 급여하는 것이 알러지 완화에 도움 될 수 있는데 곤충 단백질은 신 단백질원으로써 훌륭한 공급원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곤충은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훌륭하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6월 Petfoodindustry의 기사에 의하면 곤충은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포함된 완전한 동물성 단백질이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곤충의 영양가는 닭고기, 쇠고기, 돼지고기, 생선과 같은 다른 육류 공급원의 영양가와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5마리의 곤충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모두 닭고기보다 총 필수 아미노산 점수가 더 높았을 뿐 아니라 곤충은 소화율에서도 닭고기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높은 소화율 이외에도 곤충은 다음과 같은 이점들을 갖고 있다.

-소고기나 밀보다 체내에서 더 빠른 속도로 흡수할 수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로 가득 차 있다.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항산화제가 많이 함유돼 있다.

-필수 지방산의 훌륭한 공급원이다. 많은 곤충이 최적의 오메가 3:6 균형을 제공한다.

다양한 곤충 종들이 인간과 동물의 소비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펫푸드에 사용되는 곤충은 주로 BSF(검은병파리) 유충이다. BSF 유충은 완전하고 균형 잡힌 애완동물 사료에서 육류 기반 단백질 공급원을 훌륭하게 보완한다고 전문가들이 이야기한다.

Bühler Insect Technology Solution에 따르면, BSF 유충의 환경적 이점은 닭에 비해 현저히 우수하다. 닭을 생산하려면 약 13배 더 많은 토지, 7배 더 많은 물, 5.5배 더 많은 CO2 배출량, 1.5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진 Petfoodindu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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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사료 저변화를 위한 향후 과제

곤충 단백질이 제공하는 모든 이점에도 불구하고 생산 및 안전상의 연유로 인해 몇 가지 잠재적인 문제가 있다고 우려된다.

먼저 곤충을 대량 생산하는 과정에서 효율적으로 수확할 수 있는 기술력의 부족이다. 곤충의 성장 발달의 핵심인 온도 조절뿐만 아니라 곤충의 각 수명 주기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점은 곤충의 대량생산에 있어서 극복해 나아가야 하는 부분들이다.

펫푸드는 완전식품(complete and balanced food)으로써 강아지와 고양이의 장기적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하지만 곤충사료는 아직 역사가 짧기 때문에 앞으로 곤충 기반 단백질을 급여하는 것이 반려동물의 장기적인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다.

탄소 저감, 자연환경 보존 등을 위한 수단으로 곤충원재료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식 수준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곤충을 먹는다는 행위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인식은 국내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곤충원재료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입견을 개선하고 새로운 단백질로서의 곤충원재료에 대한 필요성과 기능, 효과 등이 올바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국내 펫푸드 산업의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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