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춘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공동대표
“감성팔이 앵벌이식 후원 모금엔 부정적”

임장춘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공동대표. ⓒ펫헬스
임장춘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공동대표. ⓒ펫헬스

(사)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의 임장춘 공동대표는 국내 애견 훈련사 1세대다. 국내 최초로 ‘가정견’이란 단어를 도입했고, 가정견 훈련소를 운영하는 등 소형견 훈련 시대를 열었다.

현재는 사회 소외 계층과 유기견을 위한 단체인 (사)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이하 한유복)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유복은 사람의 손길이 더 필요한 유기동물 보호에 힘쓰는 단체입니다. 유기동물을 구조·보호하면서 유기동물들이 다시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입양을 보내고 있어요.

한유복이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재교육입니다. 그래야 입양이 쉬워지고 다시 파양되는 확률이 훨씬 낮아지기 때문이죠.

또한 기능견으로 훈련시켜 사회에 도움이 되게끔 합니다. 유기동물은 작고 귀엽고 예뻐야 입양이 잘 이뤄집니다. 속된 말로 순환이 잘된다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한유복은 작고 이쁜 아이 보다는 유기된 아이가 사람과 상생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안양소년원 도우미견, 도시 탐색견, 실종자 구조견 등으로 교육 시키고 있어요. 사회에 보탬을 주는 기능견으로 거듭 태어나게 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되면 유기견의 외모와는 무관하게 적재적소에 입양하게 되고 사랑받으면서 남은 생을 살게 됩니다.

한유복은 유기동물 뿐 아니라 학대동물, 야생동물도 구조하고, 동물복지의 많은 문제와 정책들을 개선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는 매개치료도우미 동물인증서를 발행한다.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는 유기견들을 기능견으로 재교육 시키고 있다. 재교육을 통해 매개 치료견으로 활동 중인 반려견. ⓒ펫헬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는 매개치료도우미 동물인증서를 발행한다.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는 유기견들을 기능견으로 재교육 시키고 있다. 재교육을 통해 매개 치료견으로 활동 중인 반려견. ⓒ펫헬스

어떻게 동물보호 운동을 하게 되셨는지요?

저는 1세대 훈련사로 38년 가까이 반려견을 훈련시키는 일을 해왔어요. 반려인들의 반려견 훈련부터 국가 기관에서 일할 수 있는 경찰견, 탐지견을 훈련시키는 일을 했죠.

독자로 태어난 저는 부모님의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아 제멋대로 하는 문제아로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시골로 전학을 가게 됐는데, 우연히 한 강아지를 만나 함께 생활하면서 ‘반려견’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우연히 강아지 훈련 책자를 보게 됐고 강아지를 훈련시키며 변해가는 강아지를 보게 됐어요. 이후 평생 반려견을 훈련시키는 일을 하며 평생직업이 됐죠.

한유복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으실 텐데요.

많은 동물을 구조·치료하고, 교육하고 입양을 보내려다 보니 항상 재정이 문제죠. 비영리사단법인 단체들은 주로 후원에 의존하는데 저희는 후원에 의존하기보다 저희가 동물 관련된 일을 해서 자체 수익을 창출해 동물보호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을 상대로 한 각종 강의와 행정기관 담당자들에 대한 교육입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일이 거의 없어져 지난 3년간 정말 어려웠습니다.

또 일부 동물보호단체들의 후원금 횡령 사건들도 잊을 만하면 발생하다 보니 후원자들이 후원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들을 갖게 돼 재정적으로 더욱 힘들게 됐죠.

지금까지는 저와 한유복을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부담한 것이 대부분이고, 유기견이나 반려견과 관련된 교육을 통해 들어오는 강의료 등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일부 동물권단체 처럼 최대한 불쌍한 상태의 반려동물 모습을 보여주면서 모금하는 방법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비참한 모습의 반려견을 보여주며 감성에 호소하는 모금에 대해선 정말 부정적입니다. 불쌍한 동물들을 구조하고 치료하려면 돈이 필요한 것은 맞아요.

하지만 후원금을 더 많이 받겠다고 불쌍한 동물들을 더 불쌍하게 부각시키고, 구조 현장에서 구조가 시급한데도 라이브 방송으로 영상에 담기 바쁜 모습들은 동물보호가로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일부에선 그런 행태들을 ‘감성팔이 앵벌이’라고 비판하기도 하는데 저 또한 그 의견에 공감하고 동의하는 마음이에요.

임장춘 대표가 동물구조 활동을 벌이는 모습.(사진 위) 안양소년원에서 교육 중인 임장춘 대표. ⓒ펫헬스
임장춘 대표가 동물구조 활동을 벌이는 모습.(사진 위) 안양소년원에서 교육 중인 임장춘 대표. ⓒ펫헬스

올해 가을부터 안양소년원의 원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시작하시는 걸로 아는데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동물매개치유의 일환으로 어린 나이에 범죄를 저지른 비행 청소년들에게 동물들을 접하게 하면서 동물과의 교감을 배우게 하는 거에요.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느끼게 해주고, 사회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끼게 해줘서 다시 사회로 돌아갔을 때 재범을 방지하게 하는 것이지요.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이 사회 일원으로 바르게 성장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입니다. 또 그 과정에서 사회에 나와 동물 관련 직업을 갖고자 하는 친구들한테는 그 길로 인도해 줄 수 있고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에 행정기관에서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소가 300개 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동물학대를 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유는 유기동물 보호를 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동물을 모르고 관리하는 전문성이 결여돼 그렇습니다.

저희는 꾸준히 그 문제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왔고요. 그러나 말로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우리나라 최초로 ‘유기동물관리사’ 자격증을 발행해서 아무나 유기동물을 관리 못하게 했지요. 그리고 교재도 개발하고 교육과정도 만들었어요.

전국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소 뿐 아니라 사설로 운영되는 유기동물들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이런 교육을 받아 유기동물들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유기동물 관리 교육을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다음은 더 확장해서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 의식을 바꾸는 교육입니다. 이런 노력들로 인해 언젠가 우리나라에 유기동물들이 없어지고, 학대받는 동물이 없는 나라가 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것이 계획이라면 계획입니다.

(사)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본부에서 후원자들과 함께. ⓒ펫헬스
(사)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본부에서 후원자들과 함께. ⓒ펫헬스

[글/김성일 펫저널 기자, 사진/(사)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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