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묵 쇼브라더스 대표
뮤지컬 배우·제작 전문가 출신
사업실패 후 반려견 통해 치유
펫·반려인 위한 테마파크 지향

김학묵 쇼브라더스 대표 ⓒ펫헬스
김학묵 쇼브라더스 대표 ⓒ펫헬스

‘라이프 위드 도그(Life with dog)’는 오는 9월 강원 인제군에 오픈 예정인 반려견 전용 리조트&캠핑장소이다. ‘라이프 위드 도그’ 오픈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학묵 ㈜쇼브라더스 대표이사를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대표는 인터뷰에서 “국내 최초로 반려인이 아닌 반려견이 중심이 된 반려견 리조트를 만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 대표님께서는 펫 산업에 진출하기 전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셨나요?

저는 지난 1988년부터 1997년까지 세종문화회관 뮤지컬단을 시작으로 약 10년간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어요. 이후 뮤지컬 ‘명성황후’의 연출자이신 윤호진 대표님과 인연이 닿아 ‘명성황후’가 뉴욕에서 초연할 때 기획·마케팅팀장을 맡게 됐죠. 2002년 영국 런던 공연 때까지 약 5년간 팀장으로 활동했어요. 독립 후엔 뮤지컬 ‘소나기’ 제작을 시작으로 뮤지컬·축제 등의 제작·기획을 맡았죠.

그러던 지난 2011년 악재들이 한꺼번에 찾아오면서 사업이 많이 힘들어졌어요. 이쪽 업계는 경기에 따른 시장 기복이 심한 편이에요. 너무 힘들어서 공황장애와 대인기피증이 찾아왔을 정도였죠.

당시 친구가 경기도 광주시 지월읍의 산골짜기 창고공장에서 호주산 캠핑트레일러를 조립하는 일을 하고 있었어요. 산에 들어가고 싶었던 저는 우연히 그 장소를 방문한 순간 모든 것을 접고 친구의 창고공장에 그냥 눌러앉기로 결심했죠. 그렇게 2년간 창고공장에서 은둔생활을 했습니다.

그 시기가 제게는 너무 정신적으로 지치고 힘든 시기였어요. 주변 친구들이 제가 어느 날 갑자기 자살을 기도하지 않을까 걱정했을 정도였지요. 그렇게 산속에 숨어 사는 것을 본 제 친구들이 저를 사회로 끌어내기 위해 억지로 한 백화점의 개점 행사 기획을 떠 안겼어요.

2013년 행사를 기획하게 되면서 저도 재도전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라이프 위드 도그’ 본관동. 현재 내부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 라이프위드도그
‘라이프 위드 도그’ 본관동. 현재 내부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 라이프위드도그

- 펫산업에 뛰어들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지난 2016년 12월경 제가 자주 가던 미용실 원장이 집에서 기르던 골든 리트리버가 강아지 9마리를 낳았어요. 원장이 제게 사진을 보내주면서 한 마리입양하지 않겠냐고 제안했죠.

그날 밤 사진 속 9마리 강아지 중 첫째가 제 꿈에 나타났어요. 이 강아지와 함께 사는 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하게 됐죠. 그렇게 데리고 온 강아지가 ‘대박이’입니다. 제게는 크리스마스 선물과도 같은 아이였죠.

또 2018년 스카이펫파크 채널에서 방영한 예능 프로그램 ‘잘살아보시개’에 저와 대박이가 함께 출연했어요. ‘연남동 대박이’라는 제목으로 3박 4일 동안 밀착 촬영을 했죠. 또 촬영 중에 유기견 한 마리를 더 입양하게 됐어요. 그 강아지가 비글 견종의 ‘삼식이’입니다.

대박이, 삼식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저 자신이 치유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반려견에게 마음을 주고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서 제 마음이 힐링 됐어요. 이렇게 반려견들로부터 치료와 도움을 받는 저의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죠.

반려견들에게 제가 받은 도움을 돌려주면서 축제·행사 기획 전문가인 제 전공을 살리기 위해서 생각해낸 아이템이 반려견 페스티벌입니다. 지난 2019년에‘캠핑 위드 독(Camping with dog)’이라는 행사를 기획하게 됐죠. 하지만 행사를 준비하던 도중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창궐로 인해서 행사가 연기됐다가 결국 취소됐어요.

또 작년에는 강원도 화천군에서 열리는 산천어축제에서 반려견 투어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2018년까지는 산천어축제에 반려견 동반 입장이 안 됐었어요. 소형 반려견을 가방에 넣어서 들어가는 것이 유일한 예외였죠.

2019년 행사장에 반려견 놀이터 역할을 하는 약 50평 규모의 돔을 만들어 운영을 했어요. 이를 통해 산천어축제가 더 부각되고 반려인들도 더 편하게 행사장에 오실 수 있도록 했죠.

문제는 작년 1월 이상 고온으로 얼음도 안 얼고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까지 터지는 바람에 사상 최초로 축제가 중도에 중단됐고, 올해 1월은 코로나 사태 때문에 행사가 시작도 못 했죠. 내년 1월에 산천어 축제가 열린다면 저희가 또다시 작년과 같은 반려견 투어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입니다.

펫캠핑장이 들어설 자리. 사진 라이프위드도그
펫캠핑장이 들어설 자리. 사진 라이프위드도그

- ‘라이프 위드 도그’ 리조트 사업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반려견 축제·행사를 준비하면서 강원도 인제군과 인연이 닿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인제군에서 소유하고 있는 ‘인제모험레포츠연수원’의 존재를 알게 됐죠.

인제군에서는 이 연수원의 운영권을 5년마다 경쟁 입찰을 통해 민간 기업에 맡기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5월 제가 그 연수원의 운영권을 낙찰 받게 됐어요. 연수원 뒤쪽 산에 위치한 캠핑장은 예전부터 저희가 운영을 맡고 있었죠.

사실 저희가 운영권을 취득하기 직전까지 해당 연수원을 운영했던 업체들은 특별한 콘텐츠도 없이 단순하게 숙박업만 운영했어요. 그러다 보니 운영에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서 5년마다 운영권을 포기했었다고 해요.

하지만 저는 그 연수원의 지리적 조건과 환경적 조건이 ‘반려견과 함께 활동하기에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인제군에 운영권 입찰을 제안할 때도 반려견 리조트가 아니면 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하게 말하기도 했죠.

실내체육관. 사진 라이프위드도그
실내체육관. 사진 라이프위드도그

- ‘라이프 위드 도그’ 리조트 운영 원칙을 말씀해 주신다면...

제일 중요한 것은 무조건 안전입니다. 반려견과 함께 지내는 장소이기 때문에 안전이 최우선일 수밖에 없습니다.

리조트 측에서 제시한 안전 규칙·필독 사항·공지사항을 못 지킨 고객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무조건 퇴실 조치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음주의 경우 1인당 최대 구입 한도를 정할 예정입니다. 술을 많이 먹고 싶다는 고객에게는 출입을 통제하거나 리조트에 반려견을 맡기고 밖에 나가서 마실 것을 권고할 것입니다.

또 목줄 길이는 1.5m로 제한하고, 입질(습관적 물기)이 심한 반려견의 경우 입마개를 대여해드릴 계획입니다. 또 체크인 과정에서 고객이 반려견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것 같으면 바로 환불조치 할 계획이에요.

이렇게 굉장히 까다롭게 운영해야 리조트에 방문하신 고객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고 그 시설도 오래가는 거죠. 개 물림 사고나 개끼리 싸우는 사고가 생기면 고객들 사이에 퍼지는 부정적인 입소문 때문에라도 영업이 힘들어질 것 아니겠습니까.

- ‘라이프 위드 도그’와 다른 펫 리조트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최근 들어 반려동물 동반 숙박업소가 우후죽순 늘고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사람 전용 리조트에서 반려견 전용 놀이터를 설치하는 수준이더라고요.

하지만 저희는 그런 반려동물 동반 숙박업소를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라이프 위드 도그’는 단순히 반려견과 함께 쉴 수 있는 장소를 넘어서 오직 반려견과 반려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를 지향하기 때문이죠.

- ‘라이프 위드 도그’ 리조트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실 계획이신가요?

각 지방자치단체에 잘 지어놓고 수익이 없거나 운영을 못해 문 닫은 연수원이나 수련원 건물이 많아요. 제 목표는 각 지자체와의 연결을 통해 이들 건물의 운영권을 받아 ‘라이프 위드 도그’ 리조트 지점을 차리는 것입니다.

앞으로 잘 된다면 각 지자체별로 5개 지점을 운영을 하면서 전국에 ‘라이프 위드 도그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습니다. 나아가 노령견을 위한 케어 센터와 수목장 운영까지 진출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반려견과 반려인들이 모두 마음 놓고 힐링하며 쉴 수 있는 반려가족을 위한 리조트 ‘라이프 위드 도그’를 운영하면서 남은 인생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경엽 기자/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펫헬스]

저작권자 © 뉴스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