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복, 사체 1구서 내장칩 발견…범인 꼬리 잡혀
경찰, 검역본부에 부패 안 된 사체 5구 부검 의뢰

지난달 30일 충북 음성의 한 야산에서 버려진 개사체 71구가 발견됐다. 조사 결과 인근 동물병원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사진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지난달 30일 충북 음성의 한 야산에서 버려진 개사체 71구가 발견됐다. 조사 결과 인근 동물병원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사진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충북 음성의 한 야산에서 버려진 채 발견된 개사체 71구는 조사 결과 인근 동물병원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특히 해당 동물병원의 사무장이 ‘단독 범행’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병원장의 책임회피 의혹 마저 제기되고 있다.

1일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회장 임장춘, 이하 한유복)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층북 음성군 금왕읍의 한 야산 벼랑 아래서 개사체 71구가 산책 중이던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차를 타고 이동하며 길 아래로 던진 듯한 모습으로 발견된 개 사체들은 대부분 믹스견들로, 태어난 지 1개월 새끼부터 성견들까지 백골이 된 상태거나 불과 몇 일전 버린 듯 부패가 진행되지 않은 사체까지 다양했다.

주민의 제보를 받고 현장에 달려간 한유복의 연보라 본부장은 “높은 곳에서 70~80도 경사 아래 낭떠러지로 던져진 사체들은 굴러 떨어져 곤두박질쳐 구겨진 상태이거나 나무등에 걸쳐져 있기도 해 처참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한유복은 SBS뉴스팀과 함께 동물등록 리더기로 사체 확인에 나섰고, 마지막 71번째 품종견에서 내장칩이 발견되면서 범인의 꼬리가 잡혔다.

한유복이 내장칩 정보를 추적한 결과, 71번째 품종견은 충북 음성의 T동물병원에 내원해 입원치료 중 사망한 것을 확인했고, 이 품종견의 보호자는 T동물병원에 20만원을 지급하고 화장처리 대행을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음성경찰서 형사팀이 사체들 사진과 유기동물공고시스템 등록내용을 비교해 가며 조사한 결과 음성군유기동물보호소 위탁자가 T동물병원으로 확인됐다.

사건 발생 하루 만에 T동물병원이 그동안 유기동물들을 안락사 시켜 버리거나, 병원에 내원한 반려동물을 ‘화장을 시켜준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은 후 사체를 야산에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충북 음성의 한 야산에서 버려진 개사체 71구가 발견됐다. 조사 결과 인근 동물병원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사진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지난달 30일 충북 음성의 한 야산에서 버려진 개사체 71구가 발견됐다. 조사 결과 인근 동물병원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사진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음성군은 지난달 31일 발견된 개 사체들을 수거한 가운데, 경찰은 가장 최근 버려진 5마리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부검을 의뢰했다.

또한 한유복은 T동물병원이 유기동물 구조 후 보호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고기간을 지키지 않고 당일 안락사 시킨 진도믹스 5개월령 5남매(현장사체)에 대한 증언도 확보한 상태다.

현재 이번 사건과 관련해 T동물병원 사무장은 ‘동물병원 원장은 모르는 일이며 자신이 혼자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음성군 유기동물보호소 수탁계약자인 동물병원 원장이 모를 수 없다는 점에서 ‘사무장이 원장을 보호하기 위해 죄를 덮어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유복 임장춘 회장은 “현재 사무장은 단독범행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사무장의 증언들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며 “수의사인 원장이 관련 없는지에 대해 면밀히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부검결과(안락사제 종류, 마취제 사용여부, 고통사 등)를 토대로 추가 위반 사항까지 정리해 수사기관에 의견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신은영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펫헬스]

저작권자 © 뉴스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