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반려동물산업협회, 설립 지지
수의계, ‘수의사 공급 과잉’ 반대

한국반려동물산업협회 부산대 수의대 설립 지지 성명 발표 모습. (왼쪽부터) 한국반려동물산업협회 김동일 고문, 이재호 회장, 허진벽 사무총장. 사진 부산대학교
한국반려동물산업협회 부산대 수의대 설립 지지 성명 발표 모습. (왼쪽부터) 한국반려동물산업협회 김동일 고문, 이재호 회장, 허진벽 사무총장. 사진 부산대학교

부산대가 교육부에 수의과대학 설립을 공식 요청한 가운데, 한국반려동물산업협회가 부산대 수의과대학 설립을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찬성 여론 확산을 위한 본격적인 세 불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수의대 설립'에 반발하고 있는 ‘수의계’라는 산을, 우군(友軍) 확보를 통한 여론전으로 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대는 지난 4일 총장실에서 한국반려동물산업협회(회장 이재호)와 ‘부산대 수의과대학 설립 및 반려동물 분야 교육·연구 등 산학협력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특히, 한국반려동물산업협회는 이날 부산대 수의과대학 설립을 요청하는 지지 성명을 발표하고, 협력과 연대 추진 의사를 표명했다.

양 기관은 이번 업무협약서에 △‘부산대학교 수의과대학’ 설립 협력 △교육·연구를 통한 반려동물 산업 분야 산학협력 추진 △학술 및 정보교류를 통한 성과공유 및 확장 △인프라 공동활용 및 인력교류를 통한 연구성과의 상용화 지원 등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반려동물산업협회는 이날 부산대와의 MOU 체결 직후 부산지역 거점대학 수의과대학 설립에 대한 지지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재호 한국반려동물산업협회 회장은 지지 성명을 통해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고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수공통전염병, 가축전염병 관리가 국가 보건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수의 전문 인력 양성은 국가 필수과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부산지역의 반려동물 관련 산업 활성화와 더불어 부산지역의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동물의 건강관리와 치료에 부담을 줄이고 제대로 된 진료 보장을 위해 부산대 수의과대학 설립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 이어 “부산지역 거점대학의 수의과대 설립을 위해서는 부산지역 각계각층의 노력과 깊은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이는 크게 늘어난 반려동물 인구를 감안할 때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로 특히 지역에서 앞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동물복지 국가, 동물 의료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시작이며 선진화된 반려동물 문화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사진 부산대학교
사진 부산대학교

이에 대해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반려동물산업협회와 함께 부산지역 수의 전문 인력 양성 및 반려동물 산업 분야 산학협력 등에 상호 협력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또한 “부산대 수의대가 반드시 설립돼 지역 내 방역·예방 및 공중보건 위생 수준을 높이고, 수의학을 중심으로 한 인간·동물·환경 통합 연구로 의생명 융합연구를 완성하고 지역발전을 통해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대는 지난달 26일 수의학 기반 의생명 융합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적 방역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부산지역 거점대학 수의과대학 설립을 요청하는 내용의 ‘부산지역 거점대학 수의과대학 설립요청서’를 교육부에 공식 제출했다.

설립요청서에는 수의연구실험분야, 산업동물분야, 가축방역 및 재난관리분야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수의학과(수의예과) 정원 40명을 확보해 수의과학자를 양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수의계는 부산대 수의과대학 설립 추진과 관련해 ‘수의사 공급 과잉’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영국, 캐나다 등보다 수의사 1인당 가축단위 수는 1/18~1/3, 반려동물 수는 1/5에 불과하지만 수의과대학 수는 더 많다. 그만큼 우리나라 동물병원의 매출 및 영업이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의계는 또 기존 수의과대학 지원을 통해 교육의 내실을 확보하고, 동물의료체계 정비, 필수 분야 처우 개선 등 수의사가 각 분야에 고르게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은영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펫헬스]

저작권자 © 뉴스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